시골 
            할머니댁을 방문하면 마루 한쪽에 쌓여있던 누런 호박 기억나시죠? 어릴 적 그 호박은 푸르고 늘씬한 호박에 비해 얼마나 
            못생겨 보이던지....

            겉은 무척 말라있고 딱딱해보이는 호박이 호박범벅을 만들면 부드럽고 예쁜 노란 빛을 띤다는 게 쉽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애호박은 숭숭 썰어 찌개에 넣거나 동글동글 예쁜 모양으로 전을 부치고 늙은 호박은 -이제 구하기도 쉽지않지만 -이렇게 
            찬바람이 슁슁 부는 저녁 호박 범벅이나 호박죽으로 만들어 먹으면 그만입니다.

            

            물론 호박은 열매만을 우리에게 주는 것은 아닙니다. 

            여름철 담장으로 쑥쑥 오르는 호박은 노랗고 커다란 꽃을 담장 가득히 만들어 놓고 또 시원한 여름 대청마루에 앉아 맛있는 
            쌈장과 함께 먹는 호박잎의 까끌까끌한 맛은 더위에 잃기 쉬운 입맛을 되돌려 놓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잘 말려 호주머니에 넣어주시던 호박씨는 내림 사랑의 맛으로 숨겨 놓고 몰래 몰래 먹는 맛이 너무 고소합니다. 
            이렇게 버릴 것 하나 없는 호박이여서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다"는 말이 생겼나봅니다. 
            
호박은 맛이 달콤하면서도(잘 익을수록 달콤합니다.) 비타민 A.C, 미네랄, 섬유소가 풍부해 위장병과 당뇨 환자들에게 
              좋은 식품입니다. 호박의 당분은 소화가 잘 되므로 회복기의 환자나 위가 약한 사람에게도 좋은 건강 식품이구요. 마른 
              사람이 꾸준히 먹으면 위가 강화되어 살이 찌는 효과가 있고 비만인 사람의 다이어트나 산후의 부기를 빼는 데도 늙은 
              호박을 따를 만한 식품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못생긴 여자를 '호박 같다.'라고 했을까요? 분명 어린 나이의 눈으로 본 모양입니다. 지금은 누런 호박을 
              보면 둥글둥글 한 것이 보기에 넉넉해 보이고 좋은데....... 나이를 먹는 만큼 세상을 보는 눈은 이렇게 달라지는 
              가봅니다.
            
호박을 조리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효과적으로 호박을 조리하는 방법은 기름으로 조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저녁 호박을 이용한 요리 어떨까요?